To. 집사님께
1971년 9월 21일,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(Bhutan)이 유엔(UN)의 128번째 회원국이 됩니다. 오랫동안 산맥 뒤에 숨어 바깥세상과 거리를 두던 나라가,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자기 이름을 올린 날이었죠.
그런데 인정받는다는 건, 꼭 사람들이 박수를 쳐준다는 뜻만은 아닙니다. 때로 그건 "네가 거기 있는 걸 안다", "네 이름을 제대로 부르겠다"에 더 가깝거든요.
심리학에는 자기검증 이론(Self-Verification Theory)이라는 말이 있습니다. 사람은 무조건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. 물론 칭찬은 기분 좋죠. 하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, 칭찬보다 더 목마른 게 있습니다. 내가 나를 아는 그대로, 상대도 나를 알아봐 주는 것.
오늘 하루 종일 힘들었는데 누가 "넌 원래 밝잖아"라고 하면, 분명 칭찬인데 이상하게 더 외로워집니다. 며칠을 고민해서 겨우 내린 결정인데 "운이 좋았네"라는 말을 들으면, 어쩐지 내가 애쓴 게 없던 일이 되는 기분이 들고요. 우리는 높게 평가받고 싶은 만큼, 정확하게 이해받고 싶어합니다.
그러니 오늘 누군가의 말에 서운했다면,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게 칭찬이었는지 아니면 '이해'였는지 떠올려보세요. "대단하다"는 말이 필요한 날도 있지만, 어떤 날은 "네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알 것 같아" 한마디가 훨씬 깊이 공감되니까요.
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위로할 때도, 무작정 좋은 말을 해주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. 그 사람이 지금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여기고 있는지 먼저 맞춰보는 게 더 깊이 가닿거든요. 띄워주기 전에, 제대로 읽어주기. 진짜 인정은 누군가를 무작정 칭찬해주는 게 아니라, 그 사람의 마으미을 정확한 이름으로 불러주는 일이니까요.
From. 심리학 고양이 |